껌을 씹으면 집중력이 좋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이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껌보다 더 딱딱한 것을 5분간 씹으면 기억력이 더욱 향상된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된 것이죠.
단순한 루머일까요? 아니면 뇌과학적으로 의미가 있는 행동일까요? 이 글에서는 씹기(저작)가 두뇌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실제로 어떤 음식이나 도구가 기억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1. 씹는 행위는 왜 뇌에 영향을 줄까?
씹는 행동, 즉 저작(咀嚼, chewing)은 단순히 음식을 잘게 부수는 것이 아닙니다. 씹을 때 턱 근육이 움직이면서 뇌의 특정 부위에 자극이 가해지고, 이 과정에서 혈류 증가, 산소 공급, 신경 전달물질 분비가 일어나게 됩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바로 해마(hippocampus)입니다. 해마는 뇌 속에서 기억을 담당하는 핵심 부위로, 씹는 자극이 많아질수록 해마 주변의 혈류가 활발해져 단기 기억력과 공간 인지력에 영향을 미칩니다.
2023년 일본 도호쿠대 연구팀은 다음과 같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 피실자 그룹 A: 일반 껌을 5분간 씹음
- 피실자 그룹 B: 말린 오징어 등 딱딱한 음식물을 5분간 씹음
- 그 후 단기 기억력 테스트(숫자 순서 기억, 색깔 위치 기억 등) 실시
결과: 그룹 B의 정확도와 반응 속도는 그룹 A보다 평균 12~17% 더 향상됨
즉, 씹는 자극이 더 강할수록 뇌의 각성 수준과 인지 능력이 높아졌다는 것이죠.
2. 껌보다 더 딱딱한 것, 뭐가 효과적일까?
껌은 연하고 오래 씹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턱 근육에 주는 자극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반면, 씹는 강도가 높아지는 음식은 뇌에 더 강한 피드백을 전달합니다.
실제로 기억력 향상에 더 효과적이라고 평가받는 딱딱한 식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마른 오징어 / 육포
- 씹는 시간과 강도가 모두 높음
- 단백질 풍부해 뇌세포 대사에도 도움
- 단, 과다 섭취 시 나트륨 주의
② 견과류 (아몬드, 호두, 브라질너트)
- 단단하고 바삭해 저작운동에 효과적
-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가 기억력과 집중력 개선에 도움
③ 생당근 / 셀러리
- 생채소는 섬유질이 많아 씹는 자극이 큼
- 자연스러운 뇌 각성과 시각적 자극도 함께 전달
④ 얼린 과일 (블루베리, 파인애플 등)
- 단단하면서도 영양 밀도가 높음
- 특히 블루베리는 기억력 개선에 좋은 항산화물질 풍부
⑤ ‘두껍고 질긴’ 껌 대체제
- 운동선수용 기능성 껌 (카페인, GABA 첨가)
- 치과용 근육 강화 껌 – 일반 껌보다 저항력이 2~3배
팁: 딱딱한 음식을 씹을 때는 좌우 턱을 번갈아 사용하고, 한 번에 3~5분 정도 씹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연구가 많습니다.
3. 씹기의 효과는 ‘즉시성’이 있다 – 시험 직전, 회의 전 활용 가능
씹는 행동이 뇌에 주는 자극은 단기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중요한 일을 앞두고 집중력 향상이 필요할 때 활용하면 매우 유용합니다.
어떤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을까?
- 시험 보기 전 10분
- 프레젠테이션 직전
- 면접 대기 중
- 장거리 운전 시 졸음 예방
- 오후 시간 집중력 떨어질 때
특히, 학생이나 두뇌를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는 간식처럼 ‘씹는 루틴’을 만드는 것이 기억력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4. 씹기가 뇌 건강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
저작 활동은 단순히 ‘집중력’이나 ‘단기 기억력’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닙니다. 최근에는 노년기 인지 기능 저하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고 있습니다.
일본 치바대학교 연구팀은 70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딱딱한 음식 섭취 빈도가 높은 노인일수록 치매 진행 속도가 느리고 언어 기억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 씹을수록 뇌 혈류 증가
- 신경세포 자극 및 시냅스 활성화
- 음식을 잘 씹으면 소화 흡수도 좋아져 뇌로 가는 영양소 공급도 원활
즉, 어릴 땐 ‘집중력 향상’에, 중장년기 이후엔 ‘인지기능 유지’에 씹는 행동이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결론 – 씹는 행동 하나로 뇌가 깨어난다
껌을 씹는 행동만으로도 두뇌의 활성화가 가능한데, 그보다 더 강한 저작 자극을 주는 음식이나 물질을 씹었을 때 그 효과는 훨씬 더 크게 나타납니다.
특히 시험 직전, 회의 전에 짧게 씹는 습관은 기억력, 집중력, 반응속도 향상에 도움이 되며, 장기적으로는 두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루 5분. 껌 대신 마른 오징어나 생당근 한 조각. 당신의 뇌가 반응할 시간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씹는 습관’, 뇌를 깨우는 루틴으로 만들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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