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시간 서 있거나 앉아 있을 때, 혹은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리가 저린 경험 있으신가요? 대부분은 일시적인 혈류 장애나 피로 누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지속적이거나 반복되는 다리 저림은 우리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 있습니다. 특히 대사질환·영양결핍·신경압박·혈액순환 장애 등과 관련된 질환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다리 저림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원인 4가지와 함께 각 증상의 특징, 위험성, 예방법, 그리고 전문의 상담이 필요한 경우를 정리했습니다.
1. 대사질환 — 당뇨병으로 인한 말초신경 손상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입니다. 혈당이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 혈관과 신경이 손상되어, 특히 다리의 말초신경부터 감각 이상이 시작됩니다. 이로 인해 저림·타는 듯한 통증·감각 둔화가 서서히 나타납니다.
- 대표 증상: 발끝부터 서서히 저림, 밤에 통증이 심해짐, 감각이 무뎌짐
- 위험성: 감각이 둔해져 상처를 인지하지 못하고, 궤양·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음
- 예방 팁: 정기적인 혈당 관리, 적정 체중 유지, 금연·절주, 규칙적인 식습관
- 의료 상담 필요: 저림이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통증이 수면을 방해하는 경우 내분비내과 진료 권장
당뇨병 환자의 약 30~50%가 신경 합병증을 경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한 다리 저림이라도 혈당 수치와 함께 관리해야 합니다.
2. 비타민B 결핍 — 고령층·채식주의자 주의
비타민 B군(특히 B1, B6, B12)은 신경 대사와 재생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 영양소가 부족하면 신경 전달이 원활하지 않아 다리·팔 등의 말초 부위에서 저림이나 감각 이상이 생깁니다. 고령층, 장기간 채식주의자, 위 절제 수술을 받은 사람에게 특히 흔합니다.
- 대표 증상: 손끝·발끝 저림, 근력 약화, 피로감, 손발이 시리거나 얼얼함
- 위험성: 장기 결핍 시 신경 손상이 회복되지 않을 수 있으며, 균형감각 저하나 보행 불안정 초래
- 예방 팁: 육류·계란·유제품·견과류 등 B군이 풍부한 식품 섭취, 필요 시 영양제 보충
- 의료 상담 필요: 영양 결핍 증상이 의심되면 내과 또는 영양의학 전문의의 혈중 비타민 수치 검사가 필요
비타민 B12는 동물성 식품에서 주로 얻기 때문에 채식 위주의 식단을 장기간 유지할 경우 반드시 보충제를 병행해야 합니다.
3. 신경압박 — 척추관 협착증·허리디스크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다면 척추 신경 압박을 의심해야 합니다. 대표적으로 척추관 협착증이나 추간판 탈출증(디스크)이 있습니다. 척추 신경이 눌리면 신경의 감각 신호가 전달되지 못해 다리의 감각 저하·통증·저림이 생깁니다.
- 대표 증상: 오래 서 있거나 걷다 보면 다리가 저리고 힘이 빠짐, 허리 통증 동반, 허리를 숙이면 통증 완화
- 위험성: 증상을 방치할 경우 신경 손상, 보행 장애, 마비로 이어질 수 있음
- 예방 팁: 무리한 허리 굽힘 자제, 올바른 자세 유지, 꾸준한 스트레칭과 근력 강화 운동
- 의료 상담 필요: 다리 힘이 약해지거나 보행이 어렵다면 정형외과·신경외과 진료 필요
특히 50대 이후에는 척추관이 좁아지는 퇴행성 변화가 가속화되므로, 조기 진단이 중요합니다. MRI 등 영상검사를 통해 신경 압박 부위를 확인하고, 증상 정도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부터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4. 혈액순환 장애 — 하지정맥류·동맥경화
혈액이 다리 쪽으로 내려간 후 다시 심장으로 돌아오지 못하면 혈류 정체가 발생합니다. 이로 인해 다리가 붓고 저리며, 오래 서 있으면 통증이 심해지는 하지정맥류나 말초동맥질환이 생길 수 있습니다.
- 대표 증상: 오후나 저녁에 다리 붓기·무거움·저림, 피부색 변화, 발열감, 야간 근육 경련
- 위험성: 혈전 형성, 궤양·피부염, 심한 경우 폐색전증 등 합병증으로 진행 가능
- 예방 팁: 장시간 서 있거나 다리 꼬는 습관 피하기, 다리 올려 쉬기, 규칙적인 하체 순환운동(워킹·종아리 펌핑)
- 의료 상담 필요: 붓기·통증·피부변색이 지속되면 혈관외과 진료 권장
하지정맥류는 단순 미용 문제가 아니라, 혈관 밸브 기능 저하로 인한 순환장애입니다. 가벼운 단계에서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며, 압박스타킹 착용이나 식습관 개선으로 증상 완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5. 다리 저림이 ‘단순 피로’가 아닐 때
단순 피로나 일시적인 혈류 문제라면 휴식 후 호전되지만, 아래와 같은 경우에는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 저림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 밤에 통증이 심해 수면이 방해되는 경우
- 한쪽 다리만 지속적으로 저린 경우
- 감각 저하나 근력 약화가 동반되는 경우
이러한 신호는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혈관·신경·대사 이상에서 비롯된 만성질환의 전조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6. 예방과 생활습관 관리
다리 저림의 근본적 원인을 예방하려면, 평소 다음과 같은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적정 체중 유지 및 혈당·혈압·콜레스테롤 관리
- 규칙적인 스트레칭과 하체 순환 운동
- 장시간 같은 자세 피하기 (30분마다 자세 변경)
- 비타민 B군·마그네슘·오메가3 등 균형 잡힌 영양 섭취
- 흡연·과음 제한, 충분한 수분 섭취
7. 마무리
다리 저림은 단순한 피로감으로 넘기기 쉽지만, 그 이면에는 당뇨병·비타민 결핍·신경압박·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원인별로 정확히 파악하여 생활습관을 조정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합병증을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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